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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랑 또박이랑

대박이의 어린이집 적응기, 여섯째날

by 해시닝 202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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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하원 후에 저녁밥 먹을 때 대박이 아랫입술 안쪽에 구내염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그걸 알았을 땐 이미 병원 문은 닫은 시간이어서 약국에 가서 증상을 보이고 사용 가능한 약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집에 있는 것이어서 집으로 돌아와 양치 후 자기 전에 약을 발라주었고 다음날인 선거날도 양치 후에 약을 발라주었다.
그런데 오늘 등원을 앞두고 상처의 호전이 보이지도 않고 혹여나 전염이될까 염려되어서 병원을 방문하였다.
평소 병원 진료실에만 들어가면 우는 대박이인데 오늘은 울지도 않고 의사선생님 앞에서 입을 벌리고 "아~" 하며 진료를 씩씩하게 마쳤다. 다행히 전염은 되지 않아 등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먹는 약만 처방해서 바로 등원을 하였다.

평소와 다르게 대박이는 엄마와 인사를 하며 울기 시작했다.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등원길 내내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대박이가 힘들면 엄마가 소방차를 타고 온다고 이야기해주며 이따 만나자고 인사를 해주고 뒤돌아섰다. (대박이가 말하길 화요일에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다음에는 소방차를 타고 빨리 오라고 말했기 때문에 소방차를 타고 슝~ 온다고 말해주었던 것이다)

나는 화요일처럼 집으로 돌아갔다가 대박이가 나를 찾을 때 빨리 오지 못할 것 같아서 어린이집 근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중간에 배가 아파서 관리사무소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대박이가 속한 반이 산책을 나온 것을 목격하고 들키지 않기 위해서 잽싸게 이동하여 대박이를 보았다. 선생님 손, 친구들 손을 잡고 어린이집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산책을 끝내고 들어갈 때 대박이 혼자서 들어가기 싫어해서 선생님께 안겨있는 것도 보았다.

그러고 나서 점심시간이 지나고 선생님께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연락이 없었고, 대박이 교실 창문에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설마 자는 건가.... 싶어서 기다리다가 키즈노트 어플을 이용해 선생님께 여쭤보니 대박이가 잠들었다고 한다. '오, 이런'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잘 적응하는 것 같아서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 와서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김밥을 먹고 공원에 있는 운동 기구를 이용해 운동도 하며 대박이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선생님께서 "어머님, 대박이가 일어나서 어머님을 찾아요. 소방차타고 빨리 오세요"라는 선생님의 메시지를 보고 곧바로 어린이집으로 달려갔다. (선생님도 대박이가 말한 소방차의 의미를 알고 계신다)
울지 않고 선생님 손을 잡고 나오던 대박이는 나를 보고서 울먹이기 시작했다.
대박이를 안아주며 오늘 너무 잘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선생님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전달을 받았다. 점심은 많이 먹지 않았지만 식사 후 졸려하는 친구들이 선생님이 펴주신 이부자리에 눕는 걸 보고는 대박이도 눕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선생님께서 알아차리시고는 대박이고 친구들처럼 눕고 싶은지 묻자 대박이가 그러고 싶다고 해서 휴식 영역에 누울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셨다고 한다. 그리고는 휴식 영역에 누워 이불을 덮고 친구들을 쳐다보다가 잠이 들었다고 했다. 

오늘 아침에 병원도 들렀다가야하고 왠지 오늘은 낮잠을 자지 않을 것 같아서 낮잠이불을 가져가지 않았었는데... 내일 등원할 때는 꼭 낮잠 이불을 챙겨가야겠다.


밤잠 자기 전 대박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생님은 어때, 대박아?"라는 나의 질문에 대박이가 말하길 "재미없어"라고 해서 선생님께서 지금은 대박이랑 친구들이랑 어린이집에 적응하고 안전하게 지내는데 신경을 많이 쓰셔서 그러는 걸거다, 선생님도 대박이랑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싶어 하실 거다. 라고 이야기해주었는데 대박이가 말하는 재미없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웃김' 인지 같이 있을 때 '어색'하다는 건지 확실한 판단은 서지 않는다. 대박이도 어린이집이, 선생님이,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게 처음이니까.. 아직은 선생님께서 올려주시는 사진을 보면 표정이 없는 것이 많지만 앞으로 잘 적응해서 집에서처럼 웃고 있는 모습도 봤으면 좋겠다.


엄마는 대박이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려고 늘 대기하고 있어. 소방차타고 가듯이 빠르게 달려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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